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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교육 연구

[한국어 화행] 한국어의 위로 표현 유형

 

저는 임원분들 한국어 회화 수업을 준비할 때 수업 중간 중간에 한국 문화를 교묘하게 넣어서 제시를 하는데요. 한국어 문법이나 단어만 딱딱하게 설명할 때보다 훠~얼씬 반응도 좋고 수업에 대한 평도 좋아져서 적극 애용하고 있답니다. 사실 주재원 분들은 한국에서 일하면서 한국어에 유창해지는 것이 목표이기보다는 팀원들이나 부하직원들이랑 친밀하게 지내면서 업무 성과를 올리고자 하는 요구 사항이 더 높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문화와 관용 표현, 그리고 회의 앞뒤에 적당히 분위기 전환을 하는 용도의 표현을 가르쳐 드리는 것도 한국 생활에 도움이 되십니다.

 

아무튼, 저는 끊임없이 수업의 질 향상을 위해 달립니당. ^_^


20~30대의 한국어 화자의 위로 표현

한국어의 유창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문법이나 단어 암기 및 학습뿐만 아니라 한국어가 모국어인 화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들을 익힐 필요가 있습니다. 애초부터 한국어를 배우는 목적이 한국어로 한국인들과 성공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어 학습자들에게 한국인처럼, 혹은 한국인이 사용하는 표현을 가르치는 것은 학습자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통상 초급에서는 유창성보다는 자립적 학습자인 중급으로 가기 전까지 기름진 땅을 잘 만들어 놓는 것이 최우선 목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툴거나 짧은 문장이라도 2급까지 학습을 마칠 경우에는 '~고 싶어요'나 '~지 마세요', 그리고 가능이나 불가능 등의 여러 가지 표현을 아주 제한적인 단어나 표현이긴 하지만 가능해집니다. 그리고 중급부터는 본격적으로 자립을 하게 되는데, 이때부터 학습자들이 한국 사람처럼 말하고 싶다는 욕구가 커집니다. 어느 정도 말할 수 있고, 적당히 쉬운 한국어 단어나 표현으로 설명해 준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단계가 중급이기 때문이지요. 

 

한국어의 화행 연구는 비교적 꽤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는데요, 한국어에서 '거절, 요청, 불평, 칭찬, 사과, 감사' 따위의 표현이 꽤 다른 나라 언어와 다르기 때문에 명시적으로 가르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런 거 사오지 마'는 표면적으로 '거절'이나 '명령'같이 보이지만 한국어서는 사실상 감사의 표현이기 때문이지요. ^_^

 

위로는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 주거나 슬픔을 달래주는 것으로 한국어의 수준이 낮은 경우 관습적 표현이 쓰이겠지만 숙달도가 높아질수록 청자와의 관계와 위로 상황을 적절히 고려하여야만 목적하는 바인 '위로'를 달성할 수 있는 꽤 '어려운 화행'입니다. 

 

박향춘 외(2019)에서 조사한 한국어 고급 학습자들이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위로 상황은 빈도별로 다음과 같습니다.

  1. 실패 상황(시험, 면접에서 떨어졌을 때)
  2. 이별 상황(애인과 헤어졌을 때)
  3. 갈등 상황(부모님과 싸웠을 때)
  4. 죽음 상황(누가 죽었거나, 장례식장에 갔을 때)
  5. 병고 상황(감기에 걸렸거나 다쳤을 때)
  6. 손실 상황(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7. 스트레스 상황(공부 혹은 일 때문에 힘들어할 때)
  8. 질책 상황(혼났을 때)
  9. 오해 상황(남에게 오해를 받았을 때)
  10. 울음 상황(이유를 말하지 않은 채 슬프게 울 때)
  11. 금전적으로 힘들어할 때
  12.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13. 미래가 안 보인다고 할 때

 

저는 개인적으로 연구 결과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흥미로웠는데요 ㅎㅎ

자세한 내용은 아래 출처를 기입해 두었으니 참고 하시고, 아래는 해당 논문의 부록을 가져온 것입니다. 저도 수업 구성 때 참고하려고요.

그리고 최근에 제가 가르치는 외국인 학습자들한테 대략만 정리해서 공유했는데, 영어 번역이랑 함께 포스팅해 두었으니 필요하신 분은 링크 따라가셔서 쓰셔요. 도움이 되셨다면 덧글 하나 남겨 주세요. 왠지 힘이 되거든요.

다들 건승하세요~

 

 

Expressions for consolation

잘들 지내시죠? How are you? 이번에는 한국어로 위로하는 방법들을 준비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궁금하신 표현이 있으면 댓글을 달아 주세요. 업데이트하겠습니다. :) Here, I have prepared ways to console in

daldalkorean.com

 

번호 유형 특징 예시
1 관심 표현하기 청자가 처한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표현 괜찮아?
어디서 잃어 버린 거야?
2 충고 및 조언하기 청자의 결함이나 잘못을 진심으로 타일러 주거나 충고해 주어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도록 조언해주는 표현 조심했어야지, 이번을 경험으로 삼아.
3 긍정적인 전망 제시하기 앞으로 잘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는 표현 더 좋은 사람 만날 거야
다음에는 꼭 함격할 거야
4 도움 제시하기 어렵거나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청자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표현 같이 가서 찾아 보자.
병원에 같이 가자.
5 격려하기 청자가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화자가 용기와 격려를 주는 표현 기운 내
잘할 수 있어
6 대안 제시하기 청자가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도록 화자가 대처 방안을 제시하는 방법 분실물 센터에 가 봐.
따뜻한 물 많이 마셔.
7 편들기 화자가 이유 없이 무조건 청자의 편을 드는 표현 난 무조건 널 믿어
이리로 데려와 내가 혼내 줄게
8 기분 전환시켜 주기 청자가 현재 슬픔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기분이 전환되도록 해주는 표현 술 한잔 하자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9 공감하기 청자의 부정적인 상황이나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하여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표현 정말 힘들겠다
속상하겠네
가슴 아프겠다
10 농담하기 농담을 함으로써 잠시 속상한 감정을 잊을 수 있도록 상황의 심각성을 낮추는 표현 그렇게 놀더니만 잘 됐다
바보냐?
11 긍정적인 측면 부각시키기 청자가 현재 처한 상황을 부정적인 측면보다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키는 표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
세상에 더 좋은 남자 많아.
12 안심시키기 힘들어하고 불안해하는 청자의 마음을 다독거리고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표현 걱정하지 마
괜찮을 거야
13 비언어적 행동 말이 아니라 행동하는 것이 청자에게 위로가 될 것이라 생각되어 하는 행동 토닥토닥 해 주기
안아 주기
곁에 있어 주기
14 단념시키기 이미 지나간 상황이므로 더 이상 힘들어하지 말고 포기하거나 잊어 버리라고 하는 표현 그냥 잊어 버려
이미 지나간 일이잖아
15 책임 돌리기 청자가 어려운 환경에 처한 것이 청자의 잘못이 아니라 주변 상황이거나 다른 사람의 탓이라고 강조하는 표현 시험이 어려웠나 보다
그 애가 이상해
16 걱정하기 청자의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표현 빨리 찾아야 할 텐데...
어쩌다 이런 일이...
어떡하냐...
17 침묵 및 회피하기 뭐라고 위로할지 몰라서 아무 말도 못하거나 그 상황을 피해 보리는 것 자리를 피함
아무 말도 하지 못함
18 슬픈 감정 해소시켜주기 청자가 슬퍼하는 것을 처음부터 말리려고 하기보다는 슬퍼하도록 용인하고 그 감정을 해소하도록 해주는 표현 그래 울어
울고 싶을 때까지 울어
19 일반화하기 청자가 처한 상황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일반화하는 표현 다들 그러고 살아
다른 사람들도 그래
20 바램 표현하기 화자가 청자가 처한 상황을 극복하고 긍정적으로 전환되기를 바라는 표현 빨리 찾길 바라
더 좋은 사람 만나길 바라
21 자신의 경험과 비교하기 청자의 상황고 비슷한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는 표현 나도 몇 번이나 떨어졌어
나는 더 심했어
22 의례적 표현하기 특정한 상황에서 사용하는 의례적 인사 표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3 관습적 표현으로 빗대기 어려운 상황을 관습적으로 굳어진 관용 표현 등을 빗대어 하는 표현 시간이 약이야.

 


< 참고 >

박향춘 · 양명희(2019), 한국어 교육을 위한 위로 화행 연구 - 2, 30대의 친한 친구를 중심으로 -, 비교문화연구  56권,  22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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