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법론] 딕토글로스(Dictogloss)

 

딕토글로스(Dictogloss)

딕토글로스는 받아쓰기(dictation)와 주석, 주해(gloss)를 합성해서 만든 용어로서, '문법 받아쓰기(grammar dictation)', '듣고 재구성하기', '듣고 다시쓰기', '의미 살려 쓰기', '받아쓰기 작문' 등의 용어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 활동은 기존의 받아쓰기와는 조금 다릅니다.

 

딕토글로스는 먼저 교사가 제공하는 짧은 텍스트를 듣고 소집단으로 이루어진 학습자들이 다른 학습자들과의 협의를 통해서 텍스트를 재구성하는 활동입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받아쓰기 활동과 딕토글로스의 차이점은 전통적인 받아쓰기의 경우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적고 모방하는 것인 반면에, 딕토글로스는 들은 내용을 그대로 받아 적는 것이 아니라 들은 텍스트의 내용 중 핵심적인 어휘를 간단하게 메모한 후 기록한 것을 바탕으로 원본과 가까운 형태로 재구성한다는 것입니다. 소집단 내의 구성원들과 서로 내용을 비교하고 상의하는 협의 활동이 이루어지면서 이것을 통해 텍스트 내용의 오류를 확인하고 수정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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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토글로스의 절차

① 준비 단계(preparation)

준비 단계에서는 학습자들의 배경지식을 활성화시키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듣기 지문과 연관된 주제나 내용을 소개하거나 시각 자료를 제시하며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이것은 학생들이 다음 단계에서 듣게 될 내용에 대해 미리 예측하거나 생각할 수 있게 하여 더 잘 들을 수 있고,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합니다. 이후의 협의 과정에서도 적극적인 참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어려운 어휘는 반드시 이 단계에서 함께 지도하도록 합니다. 소그룹을 구성한 후 딕토글로스의 수업 방법과 각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활동과 역할을 명확하게 설명합니다.

② 받아쓰기 단계(Dictation)

받아쓰기 단계에서는 학생들이 듣기 지문을 2회 듣게 됩니다. 첫 회에는 듣기 지문의 대략적인 내용과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서 아무 것도 적지 않고 듣기에 집중합니다. 그 다음 두 번째 듣기에서 단어나 키워드를 메모합니다. 조사나 접속사보다는 내용 위주로 메모하여 재구성 단계에서 원활한 협의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③ 재구성 단계(reconstruction)

재구성 단계에서는 소그룹별로 각 구성원들이 함께 듣기 지문을 재구성합니다. 구성원들이 메모한 것을 바탕으로 한 명이 옮겨 적어 전체적인 텍스트를 완성하도록 합니다. 이때 구성원들과의 협의와 토론 과정을 거쳐 적지 못한 내용을 추론하여 원본과 가깝게 텍스트를 완성하게 합니다. 이때 교사의 직접적인 지도는 지양해야 합니다.

④ 분석 및 수정 단계(analysis and corretion)

분석 및 수정 단계는 딕토글로스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교사는 칠판이나 프로젝터를 사용하여 학생들에게 원본 텍스트를 확인시켜 줍니다. 학생들이 완성한 텍스트를 서로 비교하고 토론하여 수정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학습자 스스로 오류를 분석하고 점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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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토글로스의 효과

딕토글로스는 전통적인 받아쓰기와 같이 모방적인 글을 쓰기 보다는 학습자 자신들만의 글로 재구성하여 자연스러운 표현과 쓰기가 가능하도록 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딕토글로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학습자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텍스트의 재구성이라는 과제를 완성하기 위해 학습자 스스로 메모하고 토론하게 되므로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경험하게 되고요. 학습 과정에서 일어나는 능동적인 참여는 자연스러운 습득으로 이어지게 되며 의사소통 능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둘째, 학습자들을 지도하고 진단, 평가하는 역할이 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즉 교수(teaching)와 평가(teasting)의 기능이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특히 텍스트의 재구성 과정에서 이미 알고 있는 지식과 모르고 있는 지식에 대해 구별하게 되며 이것을 통해 학습자들은 스스로의 수준을 진단하고 점검하는 기회가 됩니다.

 

셋째, 문법의 형태를 유의미한 맥락에서 제시하여 효과적인 문법 학습이 가능합니다. 재구성 단계와 분석 수정 단계에서 학습자들은 유의미한 맥락을 바탕으로 하는 과제를 완성해야 하는데 이때 문법적 지식뿐만 아니라 학습자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총동원하여 의미를 재구성하게 됩니다. 언어 형태에만 집중한 수업은 실용적인 가치가 떨어지므로 구체적이고 유의미한 맥락에서 문법 형태를 학습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정리하자면, 딕토글로스는 교사가 들려 주는 지문을 듣고 난 후 다른 학습자들과의 협상 과정을 통해 원문과 가깝게 의미를 재구성하는 활동입니다. 과제 수행을 위해 학습자들은 능동적인 자세로 임하게 되며 구성원들과 토의하는 협동 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자연스럽게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며 학습자 스스로 자신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점검하는 기회도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유의미한 맥락에서 형태적 학습을 촉진시켜 자연스런 습득으로 이어지며 궁극적으로 개인의 언어 사용 능력 향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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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토글로스 사례

수업 과정

• 수업 과정
  • 학습 목표: 논리적인 글을 쓰기 위한 방법으로 '예시-주장하기'의 글을 듣고 재구성함으로써 '예시-주장하기' 글의 구성과 표현에 대해 익힐 수 있다.
  • 주요 학습 기능: 듣고 받아 적어 재구성하기
  • 학습자 정보: 학문 목적 학습자 4급 단계
  • 수업 소요 시간: 총 50분
  • 주제: 세종대왕 

 

준비 단계 (5분)

교사: (밝은 얼굴로) 안녕하세요?

학생(들): 안녕하세요.

교사: (그림을 제시하며) 이 분이 누구인지 아세요?

학생(들): 네, 세종대왕이요.

교사: 네, 맞아요. 한국인이 존경하는 인물 중의 한 명이에요. 오늘은 세종대왕과 예시를 통해서 주장하는 글을 듣고 써 볼 거예요. 그리고 세종대왕에 관한 글을 듣고 각 조원들과 함께 조별로 완성해 보는 활동을 할 거예요. -중략-

 

받아쓰기 (5분)

교사: 조금 후에 듣기 지문을 두 번 들을 거예요. 처음 들을 때는 아무 것도 적지 않고 듣기에 집중해서 들어요. 두 번째 들을 때는 지금 나누어 주는 종이에 단어를 적거나 키워드를 메모하세요. 각 조원들이 메모한 것을 모아서 한 명이 대표로 지문을 완성하면 돼요. 함께 대화하면서 한 편의 글을 완성해 보는 거예요. 알겠지요?

 

재구성 단계 (15분)

교사: 잘 들었어요? 이제 조별로 메모한 내용을 모아서 듣기 지문을 완성해 보세요. 듣기 못한 내용이 있으면 다른 표현이나 문법으로 완성해도 괜찮아요. 완성한 글을 조별로 발표할 거예요.

▶ 교사의 직접적인 개입보다는 각 소집단이 원문의 주제와 의도가 나타나도록 문법, 응집성, 논리성 등을 점검할 수 있도록 합니다. 

 

분석 및 수정 단계 (5분)

교사: 와, 잘 했어요. 그럼 조별로 완성한 글과 원문을 비교해서 봐요. 먼저, 듣기는... (원문을 보여 준다.)

▶ 화면으로 듣기 원문을 보여주어 학생들이 원문과 자신의 글을 비교하도록 합니다. 원문을 보고 본인의 오류 내용을 인지하고 수정하도록 합니다.

▶ 딕토글로스 활동 후 글의 구성, 표현 방법에 대해 다시 정리하여 지도합니다.

 

딕토글로스 후 활동 (20분)

교사: 여러분, 지금 에시를 사용해서 주장하는 글에 대해 배웠어요. 여러분의 나라에서도 유명하거나 존경 받는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 각자 위인을 선택해요. 그리고 예시를 사용해서 주장하는 글을 써 보세요.

▶ 딕토글로스 후 활동지를 나눠 줍니다.

 

마무리

교사: 여러분, 잘 들었어요? 이제는 토픽 시험이나 글쓰기 수업을 할 때 오늘 배운 에시를 사용해서 주장하는 글을 써 보세요. 혹시 질문 있어요? 질문이 없으면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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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

김지우 · 최지영(2017), 딕토글로스(Dictogloss)를 활용한 '듣기-쓰기' 한국어 수업 방안 연구, 언어학연구, 43, 321-344.

백재파(2018), 한국어 교육에서 딕토글로스 교수 효과에 대한 메타분석,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 17(22), 515-535.